작성일 : 17-08-21 14:10
[기획시리즈] 도로의 경제적 가치 (제118호)
조회 : 183  
Cap 2017-08-21 11-16-43-780.png



도로의 가치 탐구를 시작하며

가치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또는 ‘대상이 인간과의 관계에 의하여 지니게 되는 중요성’ 이다(네이버사전). 도로는 물리적 특성상 그 시설 자체도 여러 가지 쓸모가 있지만 대개 도로를 이용할 때 부수적인 영향이 많이 발생하고 이를 통해 그 도로의 중요도를 인식한다. 이 글은 도로의 이용을 통해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쓸모나 중요성을 찾아보기 위한 것이다. 먼저 경제적 가치를, 이후 여력이 있는 한 사회적 가치, 문화(관광)적 가치, 기술적 가치, 네트워크 가치 등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도로의 미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도로 개선의 효과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었던 1970년, 전국이 하루생활권이 되었다고 떠들썩했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시속 100km의 고속수송이 가능해져 서울~부산이 네 시간 반 정도에 도달 가능하여 속도혁명을 실감하였다. 속도가 조금만 향상되어도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경험하며 도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게 된다.

아래의 표를 보면, 속도가 시속 60km에서 70km로 10km 향상되는데 따라 그 거리와 면적이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한 시간에 10km 더 갈 수 있게 되어 이동거리는 반경 5km(16.7%)가 늘어도, 그 면적은 36%가 늘어나게 되어 그만큼 활동권역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활동면적이 늘어나는 것은 그 전에 비해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더 시장을 확대시키는 일이 되어 매출액과 소득을 올리는 데도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도로의 시설개선으로 차량의 속도가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이동과 활동이 더 활발히 되어 경제적 이득이나 삶의 질 향상 같은 부수적인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Cap 2017-08-21 11-19-08-989.png



도로건설과 일자리

도로의 경제적 가치는 우선 일자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도로건설은 노동집약적이며 전후방 연관산업이 다양한 복합업무로 계획 및 설계, 건설하는 과정에 일자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도로 건설에 1조원을 투자할 때 12,280개의 직접적인 일자리와 약 33,860개의 간접적인 일자리를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정진욱, 2003). 그리고 고속도로 개통 후에는 유지관리 업무, 휴게소 매장 및 요금징수소 등에서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분명하다. 고속도로 개통 후 IC 주변에 공장이나 물류창고가 들어서는 일이 많으며, 일반 국도의 경우에도 주유소, 음식점, 패션 아울렛 등 다양한 토지이용활동이 도로변에서 집중되고 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런 일자리와 경제적 효과 때문에 경제가 어려울 때 고속도로 같은 대형프로젝트를 실시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미국, 일본 등에서 경기부양책으로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요즘 건설사업이 예전만큼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건설 장비의 기계화와 업무의 정보화가 일자리 수를 줄이는 데 기여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산업연관표 중 건설부문 고용유발계수를 보면, 교통시설건설 분야의 계수가 1985년 57.87에서 1990년 31.65로 대폭 감소하였고, 2000년 7.45, 2010년 7.9, 2014년 9.1로 하향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다. 이 통계는 건설부문 경기부양책의 고용효과가 이전만 못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도로의 경제적 가치

도로의 경제적 가치는 도로사업 평가시 산출되어 반영되고 있다. 현재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도로의 경제적 가치를 직접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 이용에 따른 비용의 감소분을 산출하여 적용하고 있다. 즉, 도로사업 시행 노선의 유무에 따른 비용의 차이를 화폐가치로 나타낸 편익으로 산정하여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이동하는 모든 활동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며, 비용을 쓰는 일이다. 도로이용자가 도로를 이용하면서 소비하는 교통시간과 연료비 등 차량운행비와 배출하는 환경오염물질과 도로 상에서 야기될 수 있는 교통사고 등은 모두 비용이다. 만일 새로운 도로를 이용함으로써 애초에 다른 도로를 이용하면서 지출해야 했던 비용이 감소한다면 그만큼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현재의 평가기법이다.

도로의 경제적 가치가 의심스럽다면 거꾸로 생각해 보는 것도 그 가치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지금 전국의 고속도로가 없다고 가정하고, 고속도로 유무에 따른 교통비용의 차이를 편익으로 산출하는 것이다. 2010년 고속도로가 없는 상황을 설정하여 당시 산출한 전국 고속도로의 경제적 가치는 약 120조원으로 추정되었다(김종학, 2013).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교통혼잡은 교통활동의 부산물로서 개인과 사회에 부과되는 사회적 비용이다. 이 혼잡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왔는데, 2015년 약 33조원(GDP의 2.16%)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여 혼잡비용이 감소된다면 그 감소된 비용이 그 도로의 사회경제적 편익이고, 경제적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도로의 지역경제적 가치

한편, 도로가 새로 개통되어 얻어지는 편익에는 도로이용자가 얻는 직접적인 편익 외에도 그 도로와 연계된 지역에서 받는 간접적인 편익이 있다. 대개 도로가 개통되면 이동성이 개선되어 접근성이 향상된다. 예전에 비해 통행시간이 절감되어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짧아지므로 이동의 편의성이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접근성 개선은 단지 통행시간의 단축이라는 효과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통행량이 증가하게 되고, 그러한 교류증가는 지가를 끌어올리며, 관광객을 모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한다.

최근 동홍천~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자 이전에 홍천~인제(국도 46호)~속초를 이용하였던 차량들이 노선을 바꾸었다. 새 고속도로가 통행시간을 크게 절감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양 및 속초 일대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는데 그것은 접근성 개선이 가져온 부수적인 효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지가 상승은 지역의 토지주들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이지만, 도로사업 평가시 반영되지 않고 있다. 한편, 새 고속도로 개통으로 기존 국도 46호 노선의 교통량이 절반이나 감소하였고, 그 주변에 있던 음식점과 토산품 가게의 매출액이 감소하는 타격을 입었다. 아마도 지가도 하락추세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처럼 해당 지역의 경제적 가치가 하락하는 부분도 도로사업 평가시 고려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향후의 연구과제이다.


유지관리의 경제적 가치

도로의 자산가치도 도로의 경제적 가치이다. 2014년 조사된 재정상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회기반시설 중 도로의 자산가치는 약 171조원이었다(김혜란, 2015). 이는 도로의 스톡 가치로 투입 비용으로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국가의 자산으로서 도로의 자산가치가 유지되고 도로의 기능을 가지려면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대개 도로 개통 후 강우나 결빙 같은 자연의 영향과 차량의 빈번한 이동에 의해 도로의 물리적 성질에 변성이 생겨 노면이 파손되고, 그 파손 부위는 방치하면 점점 커지게 된다. 포트홀(노면의 구멍)은 차량의 급정거 또는 급회전을 유발하여 교통사고 위험을 높이며, 결과적으로 도로이용자에게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하게 한다.

필자가 수년전 미얀마에서 경험한 일이다. 당시 양곤에서 외곽으로 연결된 도로는 양방향 2차로로 거의 직선으로 잘 뻗어있었다. 그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도 별로 없었고 시야가 좋아서 빠르게 갈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를 태운 차량은 시속 60km를 넘지 못하였다. 속도를 좀 올리면 차체가 심하게 떨려 속도를 낼 수 없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도로였지만 잦은 강우와 침수로 인해 노면이 손상되었기 때문에 차량이 속도를 낼 수 없었던 것이다.

PIARC(세계도로협회)는 도로의 손상을 예방하는데 필요한 1유로가 투입되지 않는 경우 도로이용자는 추가로 3유로를 지불해야 하고, 도로관리자는 그 도로를 다시 건설하는데 4유로를 투입해야(Jose Papi 외, 2007, 재인용) 한다고 도로 유지관리의 경제적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도로 신설만큼 기존 도로의 유지관리도 중요한 것이다.


맺는 글

도로의 경제적 가치는 도로의 존재 이유의 하나이다. 도로사업은 우리나라 경제에서 영향력이 적지 않다. 일자리도 만들고 교통체증도 줄여 사회경제적인 편익도 높이고 전국 도로망을 최적화 시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


조남건_ngcho@cri.re.kr


참고문헌


1. 김종학, 2013, 지속가능 관점의 고속도로망 구축효과 분석, 도로연구기관 연구성과 발표회 자료(2013. 6. 5)
2. 김혜란, 2015, 도로자산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효율적 관리방안, 국토정책브리프 532호(2015. 9. 21)
3. 정진욱, 2003, 도로건설의 고용창출 효과에 관한 연구, 응용경제 제5권 제1호, 141-173, 한국응용경제학회
4. Jose Papi 외, 2007, THE SOCIO-ECONOMIC BENEFITS of ROADS in EUROPE, ERF, IRF


 
   
 

개인정보처리방침 | 서비스 이용약관 | 서비스 해지 | 이메일 무단 수집 거부

select count(*) as cnt from g4_login where lo_ip = '54.145.124.143'

145 : Table './rprc1004/g4_login' is marked as crashed and should be repaired

error file : /bbs/board.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