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3-20 10:41
글로벌 도로주행 시뮬레이터 개발동향・활용사례 (제137호)
조회 :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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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tual Reality 기반의 도로・교통 연구 플랫폼

2018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영화 ‘Ready Player One’ 은 주인공 웨이드가 HMD(Head Mount Display) 고글을 이용하여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공간에서 기상천외한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최근, 뮤지컬 ‘태양의 서커스’를 거실 쇼파에 앉아 즐길 수 있는 VR 기반 홈-엔터테인먼트 아이템을 상용화하기 시작하면서 가상현실 기술은 더 이상 영화에서만 존재하는 소재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친숙한 소재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의 운전자 행태를 살펴보는 연구는 실차주행 기반으로 수행되었기 때문에 실험을 위한 외부환경의 통제가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실험 중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점으로 인해 실험내용이 매우 단조로웠다. 따라서 운전자가 주변의 차량과 소통하는 무언(無言)의 교류, 운전자가 느끼는 감성측면의 Human Factor는 여전히 우리가 판독해야만 하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다. 

VR 기술은 실제 현실에서 재현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을 제공하여 피험자에게 양적, 질적으로 무한한 상황을 체험토록 하는 장점이 존재한다. 미국 및 유럽 등에서는 도로주행 시뮬레이터를 개발하여 자동차 성능 검증에 활용해 왔으며, 최근에는 그 영역을 도로 및 교통부문으로 확대하여, 안전한 도로설계와 같은 정통적인 연구주제뿐만 아니라 최근 차세대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도로 및 자동차부문의 첨단안전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국외 도로주행 시뮬레이터 개발동향 및 활용사례

도로주행 시뮬레이터를 통한 연구결과의 신뢰성은 구축된 VR환경이 실제 주행환경을 충실하게 모사하는지를 의미하는 재현수준으로 결정된다. 재현수준은 시뮬레이터의 구동 능력, 즉 구성 시스템의 사양(Specification)으로 대변될 수 있는데 도로주행 시뮬레이터는 그 규모와 성능에 따라 Low, Mid, High-level로 구분된다.

Low-level 시뮬레이터의 조작부는 실차와 유사하게 구성되며, 평면의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상단에 부착된 형태를 갖는다. 차량동력학에 따른 피드백은 제한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실차주행의 대체가능성은 낮은 수준이다. 
Mid-level 시뮬레이터는 탑승차량을 실제차량(Full Cabin)으로 구성하고, 차량하부에 6축의 엑츄에이터를 부착하여 가감속에 따른 순간 가속도를 재현한다. 피험자는  종/횡방향에 대한 차량거동 변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고 180° 이상의 시야각을 갖는 외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다 개선된 주행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High-level 시뮬레이터에는 종/횡방향 레일(Rail)이 설치되어 일정시간동안 지속되는 가감속도를 모사할 수 있다. 예컨대, 운전자가 전방 유고상황을 감지하여 정지상태까지 도달할 때 일정시간동안 감속도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모사하기 위해 시뮬레이터는 설치된 레일을 따라 주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이동하게 되고, 차량 내부의 피험자는 몸이 진행방향으로 쏠리게 되는 현상을 체험하게 된다. 더불어 램프구간을 통과할 때, 운전자는 주행속도에 상응하는 원심력을 느끼게 되는데, 돔스크린 하부에 설치된 Yaw 테이블은 실제 차량을 수평방향으로 회전시킴으로써 곡선부 구간에서 발생되는 연속적인 각속도를 모사하게 된다. 

해외의 High-level 시뮬레이터 시설은 어느덧 안정기에 돌입하고 있다. 스웨덴 국립교통연구원(VTI)은 1980년대부터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High-level 시뮬레이터(VTI-Ⅳ)를 개발하여 자동 졸음운전 검지 시스템 개발, 긴급차량 접근에 대한 최적 알림방안 도출, 화물차량 운전자의 차로변경에 따른 사고패턴 분석, 동절기 운전행태 및 사고발생 유형 규명, 졸음 및 주시태만이 교통사고에 미치는 영향 분석 등을 시행한 바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06년 약 800억원의 예산을 통해 세계 최고수준의 운동 및 영상 시스템을 갖춘 NADS(National Advanced Driving Simulator)를 개발하여 도로・교통부문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방호울타리의 형식 및 배치전략을 통해 차로폭원을 변화시키고 운전자의 감속주행 행태를 근거로 공사장 교통처리방안을 마련하였다. 또한 Florida州 등 안개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서 활용한 수 있는 HUD(Head Up Display) 기반 위험상황 알림 서비스를 평가하는 데 시뮬레이터를 활용하였다. 

중국 공로과학연구원(RIOH)은 2013년에 시뮬레이터 센터를 완공하여 현재까지 15개 이상의 국책연구과제를 수행한 바 있다. 광저우공항고속도로 IC 안전성평가, 지하차로 설계기준 수립, 홍콩-마카오간 교량 경관설계 등 중국 내 자체 연구 뿐 아니라 일본 미쯔비시社, 캐나다 정부와의 협동연구도 진행하였다. 해당 기관은 피험차량이 주변 차량들과 상호작용하는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미시 교통류 시뮬레이션(VISSIM)과 연계된 실험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독일 Mercedes-Benz社는 2011년 세계 최고성능의 시뮬레이터를 개발하였고 신차개발 단계에서부터 설계내역에 대한 테스트를 시뮬레이터로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시뮬레이터는 현존하는 시뮬레이터 중 가장 빠른 순간 가속도 1.0G()를 제공하고 있으며, 시험차 제작을 시뮬레이터 평가로 전면 대체할 만큼 그 활용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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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연구장비 구축 

한국도로공사는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 하에 ‘도로주행 시뮬레이터 실험센터’를 구축하였으며, 2019년 1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하였다. 본 시뮬레이터는 국내 최초의 High-level 시뮬레이터로 종방향(20m)×횡방향(7m)의 레일을 갖추어 가감속과 차로변경을 동시에 진행할 때 발생되는 복합적인 가감속도를 모사하는 능력을 갖추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신규노선을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도로안전진단을 추진할 전망이며, 도면검토에 국한된 진단업무를 체감 위주로 전환하여 이른바 ‘VR기반 모의주행을 통한 주행안전성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고속도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신규노선 설계속도의 상향조정 필요성 및 대응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최소곡선반경, 횡단면구조, 가감속차로 연장 등 도로설계 전반의 재검토가 시뮬레이터를 통해 수행될 예정이다.

최근 자율협력주행, 군집주행 등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이 등장하고 있는 바 신규 서비스에 대한 검증 및 효과평가가 시뮬레이터를 통해 수행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총 4대의 시뮬레이터가 하나의 가상공간에 연동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였으며, 영상 딥러닝 기반의 자율주행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여 자율차와 일반차가 혼합된 시나리오를 모사하고 제어권 전환(자동↔수동) 방식 최적화 등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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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그간의 도로설계 제원은 차량거동을 물리적으로 해석하여 최소기준을 정립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최소기준을 만족한 도로일지라도 교통사고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듯이 최소기준 이상의 안전율이 필요하게 되며, 그 안전율은 인간공학적 측면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컨대, 도로주행 시뮬레이터는 기존의 하드웨어 측면의 ‘도로안전성’ 개념을 인간공학의 영역까지 확대한 ‘주행안전성’ 측면으로 해석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 

세계 각국의 도로주행 시뮬레이터는 실차주행과의 괴리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활용범위 역시 기존의 자동차 기술개발을 넘어 도로・교통 R&D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스웨덴 VTI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참여연구진에 Volvo社 연구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연구비 역시 VTI와 Volvo의 매칭 펀드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하나의 목표를 위해 정부, 연구계 및 산업계가 공동의 노력으로 Vision Zero(1997년 스웨덴 의회가 채택한 도로교통안전법안)를 실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도로주행 시뮬레이터는 도로・교통・자동차・전자제어・통신・인간공학 등 다학제 분야가 집합된 연구장비이며, 그 활용분야 및 실수요처 또한 방대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도로공사가 구축한 국내 최초 high-level 시뮬레이터는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유형 국가연구장비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주제의 융복합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길 기대해본다. 


김덕녕 _ k999@e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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